鶴頂白雲-학정백운 --小痴 許維
/ 정리-雲谷강장원
白雲生鶴頂-백운생학정
一縷接瀛洲-일루접영주
倘有仙人家-당유선인가
相招應不休-상초응불휴
鶴頂峰의 흰구름
학정봉에서 흰구름 일어나
한가닥 멀리 瀛洲(영주:제주)까지 연해있네
당연히 그곳엔 신선(秋史선생)이 계실터인데
아무리 불러도 대답을 아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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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학의 나래 처럼 펼쳐진 산자락과 봉우리
학의 머리처럼- 혹은 독수리의 머리처럼 보이는 산봉우리-
후세에 毅齋허백련 선생의 작품에서 흔히 그려진 산봉우리를 보노라면
바로 우리 마을에 있는 산 봉우리가 틀림이 없다.
그래서 난 毅齋허백련 선생의 작품에서 진한 향수를 느낀다.
내가 어린 시절의 운림 산방 입구가 지금은 그엣날의 모습이 아니지만
그때 보았던 운림산방 앞의 조산 자락 입구의 풍광을 毅齋 선생의 작품에서
찾아 볼 수가 있다.
후박나무와 늘푸른 사철나무가 뒤엉켜 동굴의 입구 처럼 아름다웠던 풍광이
지금은 산방앞의 연못공사로 사라지고 없다.
아쉬운 풍광이었다. 아쉬운건 어디그뿐이랴.
쌍계사 벽에 그려졌던 벽화가 아쉽게 없어져 버린 것이다.
내가 군복무중 첫 휴가를 나왔을때 쌍계사의 모습이 새로운 단청공사로 볼만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쌍계사를 찾아갔는데
-어이없는 단청을 보고 분통이 터졌던 기억이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조선조 말기에 그려졌던 벽화가 자취없이 사라지고
내외 단청의 구분도 없이 현란하고 속된 색깔로 온 사찰의 벽이며 기둥 서까래가
그야말로 막단청으로 칠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아름답던 벽화는 간곳이 없고- 천박하기 그지없는 현란한 색깔의 단청이
얄밉게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소치선생은 학정봉에서 일어난 구름이 멀리 제주까지 연해있음을 노래하였다.
당시 제주에 위리안치의 귀양살이를 하시던 스승, 秋史김정희 선생을
찾아 뵙지 못하며 그리워하는 안타까운 존경심과 흠모의 정이 가득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걸 보지 못한다.
너무나 짧은 안목 때문이 아닌가.
학정봉에 흰구름이 일어나 존경하는 선생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흐름을 보아야
진정한 대자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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