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담아 본다
김선아
들판에 나가
저울 위에 볍씨 몇 만평쯤 거뜬히 주무르는
봄바람을 올려놓는다.
가마니로 쓸어 담아
하늘도 올려놓는다.
무한천공, 은하계 천억의 별들
저렇듯
영롱을 매달고도
들판 속 저울 눈금
중심에서 털끝만큼의 흔들림이 없다.
사랑의 절정
한 꼭지 품어 젖 먹이듯
사람들
가슴속 심연마다 별을 심어주었다지.
그 말을 신봉하는
내 심장에는 몇 개의 별이 담겨 있을까
저울에 벌거숭이 나를 담아 본다.
내가
나를
사랑하기에도
한참은 버거운 모양이다.
눈금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빙그르르 돈다.
제2회 <문학청춘> 신인상 추천작품
실험정신을 가다듬은 채 아름답고 선정적이기까지 한 점을 그가 시인적 자질을 타고 났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선자를 안심시켜 준다.
- 마종기 시인의 시평 ‘상기해야할 점과 해결할 점’에서
김선아만이 가진 감정의 촉수는 여러 감각들을 건드리면서 잊었던 몸의 기관들을 호명한다. Qy족한 감각들이 살아나고 자라나서 시를 풍성하게 한다.
- 김영탁 시인의 시평 ‘흔치 않은 감각의 서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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