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방사, 해탈 [불교아동문학회 회보2011]

정방사의 해탈

 

 

금수산, 신선봉 꼭대기에는 병풍같은 기암절벽 위에 멋지게 자리잡은 절이 있다. 정방사다. 제천에서 금성방면으로 청풍호 벚꽃길을 달려 이에스콘도를 지나면 절 입구 표지판이 나온다. 거기서 절까지 대략 2.6km를 올라가야 하는데 사, 오십분 정도 걷다보면 커다란 바위가 갈라진 틈이 길이 되어 신비롭게도 찾아온 손님들을 정방사로 안내한다.   

 

 

이곳 정방사 절터는 옛날 정원이라는 사람이 스승이었던 의상대사에게 가르침을 구하자 지팡이를 던져주며 '이 지팡이가 멈추는 곳에 절을 짓고 포교활동을 하면 뜻을 이루리라' 하였다는데 바로 그 지팡이가 날아와 꽂힌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청풍호와 월악의 산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경이 예사롭지 않다. 절의 처마끝 풍경을 따라 펼쳐진 월악의 산세와 청풍호의 물길은 수려하기 그지 없고 나들이 나온 일가의 풍경과 어우러져 전설을 무색케 한다. 마치 발아래 있는 것처럼 산세는 물 흐르듯 하고 청풍호 물길은 산줄기처럼 갈라져 보이니 꿈인듯 펼쳐지는 장면, 장면이 감동으로 밀려온다. 

 

 

특히 정방사에는 정말로 특별한 감동이 더 있다. '해우소'다. 정방사 해우소는 재래식 화장실 특유의 냄새가 나지만 철푸덕 앉아 천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특이한 곳이다. 구름에 올라 인간세상을 향해 생리현상을 해결한다고 생각하면 누구라도 술술 시가 흐르고 만다.

 

금수산 꼭대기 정방사 안마당에는

병풍 같은 의상대에 천 년 혼이 흐른다네

보고서 행한 죄, 마음으로 지은 죄

이곳에서 청풍호 물길 위로 흘려보내 버리리.

 

신선봉 꼭대기 정방사 안마당에는

의상대사 지팡이가 날아와 꽂혔다네

듣고서 행한 죄, 알면서 욕심부린 죄

이곳에서 월악을 향해 날려 보내 버리리.

 

아! 모든 죄 흘려 보낼 참 자연 터

아! 모든 죄 날려 보낼 참 사랑 터

이곳에서 세상 모든 사람 성불하면 좋으리.

 

절벽 위 해우소에서 볼일을 보며 천길 낭떠러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 풍광을 감상하며 누군들 가슴에 배어낼 생각을 하늘에 세겨본다는 것, 참으로 아름답고 황홀하지 않은가. 이럴 때 사람들은 혼자보기 아깝다 한다. 이런 기분을 사람들은 뛰어내리고 싶다는 거다. 끄- 응- 신선이 된 기분으로 힘을 주었더니 풍덩- 배설물이 시원하게 떨어져 나갔다. 까마득한 절벽 아래 이름모를 소나무 가지위로 나의 일부가 흩어져 나갔다. 사람들의 일부가 사람들에게서 천년을 멀어져 간 것이다. 시원하다. 정말로 시원하다. '해탈'이다.

출처 : 석교가 열어가는 세상

글쓴이 : 石橋/100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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