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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유기공방’의 주물, 방짜에는 조상의 합금기술이 숨어 있다

맑은물56 2011. 5. 23. 20:22

‘안성유기공방’의 주물, 방짜에는 조상의 합금기술이 숨어 있다
무형문화재 안성유기공방 제조기능인 전수조교 김수영씨 유기장의 정신문화를 잇는다
2008년 03월 17일 (월) 12:09:06 식품위생신문 webmaster@fooddesk.com

 

   
 
   
 

   
 
  ▲ 전수조교 김수영씨  
 
안성유기공방의 주물,방짜에는 우리 조상들의 합금기술이 숨어있다.
1대 안성유기공방 유기장으로 평생을 살아온 무형문화재 77호 김근수 옹 의 장남으로 태어난 ‘안성유기장’ 전수조교 김수영씨는 6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쇳물을 해감모래거푸집에 붓느라 얼굴이 검붉게 달아올랐다.

척박했던 그 시절, 안성 유기공방에서 출생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붉게 달아오르는 쇳물덩이를 보았고, 괴를 불에 달구어 망치나 메로 쳐대는 것을 들으며 성장했다. 그런 그가 27살 때 결혼하면서 당연한 천직으로 선친의 대물림으로 안성유기장 2대째 주인으로 일하고 있다.
안성유기는 주물과 방짜를 주로 만들어 낸다. 그는 전수조교로서 제품의 얼굴인 낙관을 일일이 관리하면서 문화재의 솜씨로서의 명예를 건다.

제품하나가 완성되기까지는 5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기능인으로서의 자부심도 있지만, 때론 힘들고, 어려운 작업환경 때문에 공방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직원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
특히 요즈음에는 유기공방 일을 배우려는 사람이나 일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연탄 때던 시절(연탄가스에 유기색이변질 된 탓)과 달리 요즈음은 유기그릇의 품위를 아는 신세대 주부들이나,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들이 혼수로 많이 찾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는 그는 안성유기공방에 2대를 살면서 3대째 가업을 계승할 아들 셋을 두어 안성유기장의 정신문화를 이어갈 것을 생각하면 마음은 언제나 부자다. 특히 가업으로 안성유기공방의 문화적 가치와 소중함을 말하는 그는 “안성유기제조기능은 보존되고 육성되어야 한다.”며 “방짜란 구리 78%에 주석22%가 정확히 합금이 이루어져야 방짜가 탄생하게 된다.”고 설명 했다.
그리고 유기반상을 사용하게 되면 구강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설명하는 그는 2대째 안성유기장으로서의 자부심이 강했다.

   
 
  ▲ 무형문화재 77호 김근수 옹  
 

유기鍮器는?

청동기 시대부터 전해져 온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유기鍮器는 구리에 주석을 합금한 청동, 아연을 합금한 황동의 일종으로 놋그릇을 말 한다.
유기는 재료의 성분과 비율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구리를 기본으로 하는 비철금속계의 합금이다.
유기는 제작기법에 따라 주물과 방짜로 구분한다. 주물은 구리에 아연, 주석합금의 쇳물을 해감모래거푸집에 부어 촛대 향로 등을 만드는 기법이고, 방짜는 구리와 주석 합금으로 괴를 만든 다음 이 괴를 불에 달구면서 망치나 메로 쳐대 식기 수저 등을 만드는 기법이다.
방짜라는 용어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숨어 있다. 일반적으로 두드려서 만드는 것을 방짜라고 알고 있지만 그것은 구리 78%에 주석 22%를 정확히 합금한 것이 방짜다. 하지만 잡금속을 섞어 질이 떨어지는 합금은 퉁짜라는 말로 불량품을 말한 것이다. 그리고 구리와 주석의 비율을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이것 역시 불량품을 생산하게 된다.
그래서 방짜는 현대과학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합급기술로 이것은 세계적인 것이다. 금속은 열을 가하면 열 풀림현상으로 연해지며 두드리고 쳐댈수록 단단해지는 가공경화성을 지니고 있다.

또 주석은 무르지만 열에 강한 물질로 불에 달궈져 있는 동안에는 아무리 뚜드려도 깨지지 않는다. 지속적인 열처리로 주석의 취약한 성질을 극복한 뒤 단조로 놋쇠를 열간가공하여 깨지지 않는 실용성 있는 용기를 만든다.
특히 최근에는 유기그릇을 사용하게 되면 입병이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O-157균을 박멸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신세대 주부들이나 예비신부들의 혼수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