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토리인협회 좋은시(6) 춤이다 뱀이다/최홍종
춤이다 뱀이다
-소나무
글, 사진 : 최홍종
시위대 뜰 밖에는
중무장을 한 병사들이
아니 자세히 보니 머리엔 투구 가슴엔 갑옷 그리고 칼과 창이다
그러나 넓게 화려한 홀 안에는
서루 부비고 부둥켜안았고
밖의 시위대들의 고성(高聲)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늘은 즐기면 되고
그들이 아무리 외쳐도
우린 즐기면 된다
다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는가
역지사지(易地思之)란 이 말은
“나도 그렇게 살아보니 그때 일은 다 잊었다.”
그런 말이란 걸 이제 알았다
너희들도 이곳에 들어와 이 물에 잠기면
다 그럴걸 뭘 그렇게 야단들이야
너희들의 외침도
결국 이 곳에 들어와 살고 싶은 외침이자
그 목적인 것을
이제는 뱀이 되어 서로 엉켜서 그렇게 산다
뱀이다 뱀이다.
춤이다. 그렇게 산다.
* 출처 <스토리문학> 2011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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