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이 이토록 추운 것은/雲谷강장원
긴 세월을 돌아와 이제야 찾은
천 년의 약속도 잊었던가
내 심장의 고동소리
듣지 못하니 슬픈 것이다.
어느날일까? 그 소리 들릴 날이...
역동의 힘으로 넘치던 육신은
힘이 빠져 주저앉았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
영혼은 현유한 공간에 유영할 뿐...
그 곳은 지친 내 영혼이 쉴 자리
그리고 내 육신이 다시 태어나는
탈각의 시련이다.
내 안의 실핏줄이 어디서부터 터졌을까
그리고 밤새도록 역류하며 새는가
점점이 옷깃을 타고
흰눈 위에 선혈이 흩어지느니
이 겨울 먼 南島 그 동백 골에 내린
하얀 눈 숲에 파묻혀
빠알간 동백꽃으로 피려는가
이 겨울이 추운 것은
임 그린 내 심장이 더욱 뜨거워서이고
시름겨운 상사 한에
내 눈물이 고드름으로 얼어서이다.
비우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기에
피를 쏟아내고
마음속의 허물을 씻어 낸다.
지우고 닦아내지 않으면
쓸 수도 그릴 수도 없기에...
이 아름다운 내 삶의 전환기에
이제는 새로운 화폭을 펼친다.
이 겨울이 추운 것은
고운 임과 함께 맞이할 행복하고 아름다운
봄을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