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紫霞:자주빛 노을)
불국사의 일주문인 자하문에는 해와 달이 나란히 조각 되어있다.
자주색은 양(陽)의 붉은 빛과 음(陰)의 남빛이 합쳐진 색이다. 그것은 해와 달의 결합, 대립의 합일, 상반된 요소들의 초월과 극복을 상징하는 색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처의 몸을 자마금색신(紫磨金色身) 이라고 하는데 자마금은 자주 빛을 띈 최상품의 황금이다. 자주색은 도가(道家)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노자(老子)가 소를 타고 함곡관(函谷關)을 지날 때 거대한 자주빛 기운(紫氣)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리고『명상록Contemplations』의 저자인 빌름후르스트(W.L.Wilmhurst)는「테 데움 Te Deum」합창을 듣던 중 빛을 뿜는 보랏빛 안개가 성당 안을 가득 채우며 눈부신 금빛으로 바뀌는 광경을 체험하였다고 하며 황홀경에 잠겨 형언할 수 없는 행복과 평안을 느꼈다고 한다.
노을은 새벽과 황혼, 낮과 밤의 경계선, 중간적 세계를 상징할 것이다. 역시 양과 음이 겹쳐지는 불이(不二)의 시간이며 영원의 시간이다. “어둠도 아니고 밝음도 아니면 둘이 아닐 것이니(無闇無明 則無有二:유마경 入不二法門品) 음과 양을 벗어난 곳 한편의 멋진 풍광이네(陰陽不到處 一片好風光). 이원(二元)의 분별을 떠나 청정무구하게 비어있는 경지를 획득해야 멋진 세계가 열릴 것이다.
자하(紫霞)는 조금은 엄숙하고 의식적(儀式的)인 다법을 통해서 정신을 고양시키고 자주빛 노을의 ‘중간적 세계’를 상징적으로 재현시켜 긴장과 대립, 상반된 요소들을 소멸시켜 깊은 평안을 구하고자 한다. 행다할 때 도구를 나열하지 않고 병풍 뒤에서 다구를 들고 나오고 가져다 놓으며 최대한으로 심플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였다. 관세음보살의 마흔두손법기쥐는법(四十二手持物法)의 보주(寶珠)와 금강저(金剛杵)와 정병(淨甁)쥐는 법에서 차호, 차시, 차선, 다병, 다식그릇 드는 방법을 차용하였다. <숙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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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주색 차단(茶單)을 들고 나와 일동 절한 다음
2. 함께 차단 자락을 팽팽히 당기며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
3ㆍ4. 다식을 들고 나오고
5. 잔을 포개어 들고 나와 편다.
6. 다병과 절수기를 들고 나와 다병의 물로 잔을 데워 절수기에 버릴 동안 함께 다식을 든다.
7. 차호와 차시를 들고 나와 잔에 차를 넣는다.
8. 다병에 다시 더운물을 담아 차선과 함께 들고 나와 차를 젓는다.
9. 일동 차례로 차를 들고 나면 기러기떼가 날아가는 형태(안행雁行)로 잔을 돌려준다.
10. 잔과 다식 그릇을 치운 다음
11. 차단을 접어 함께 절한다.
촬영 : 하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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