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나를 찾아 가는 길

[스크랩] peacefulness in a cup of tea

맑은물56 2010. 12. 31. 10:18

"감사하게 생각하며 차를 마시는 게 다도(茶道)"

 

 

부산외대 강연 일본 다조(茶祖) 센노 리큐 15대 종손

 

다도(茶道·teaism)는, 어쨌든 일본이 앞서간다. 차 한 잔에 세계와 우주를 보는 다도가 일본에서 꽃을 활짝 피웠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일본에서 다도를 완성해 다조(茶祖) 혹은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센노 리큐(千利休·1522~1591)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전국시대를 평정한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그에게서 차를 배웠다. 조선 정벌을 반대한 센노 리큐에게는 도요토미의 할복 명령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는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의 잔'을 피하지 않았다.

센노 리큐의 15대 종손으로 현재 일본 다도의 거장으로 추앙 받는 센 겐시츠(千玄室·88) 씨가 지난 6~7일 부산을 찾았다. 센노 리큐의 다도를 흠모하는 우라센케(裏千家) 부산협회(회장 박명흠)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고, 마침 부산외국어대 일본연구소의 개소를 맞아 초청 강연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기자와 만난 센 겐시츠 선생은 "센노 리큐 선조가 할복했던 칼이 일본의 주요 미술품이 되었다"며 "희한하게 할복했던 칼 끝의 손바닥 만한 곳에 묻은 핏자국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차를 마시는 다완이 동그랗지 않습니까. 또 그 속의 차 색깔은 녹색이지요. 차를 마시면서 우리는 자연을, 우주를 마시는 겁니다.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차를 마시는 것이 다도입니다. 차를 마신다는 것은 자연을 감사하며 마시는 것이기에, 차를 마시는 마음은 평화의 마음입니다. 그것이 선조인 센노 리큐의 철학이지요. 제가 60년 동안 '한 잔의 차로 평화로움을'이라는 주제로 일본의 다도를 해외에 전파해 온 것은 다 그 때문입니다."

그는 일본 문화를 대표하는 다도로 세계에 평화를 심어왔다. 일본·유엔친선대사와 일본국관광친선대사를 맡고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는 각별한 사이라는 사실도 귀띔했다. 일본 밖을 나가면 천왕 못지 않은 대접을 받는 것이 일본 다도의 힘이다.

"어제 기모노를 입은 일본 분들과 한복을 입은 한국 분들이 함께 차회를 열었습니다. 진정한 의미로서의 화(和)를 느꼈습니다. 부산은 APEC으로, 지리적으로, 전통이 살아 있는 문화도시로서 일본과 매우 가까워졌습니다. 부산을 비롯한 한국은 일본과 같고, 비록 정치와 경제는 부딪힌다 하더라도 문화적으로는 벽을 넘어 스며들 수 있지요. 민(民)과 민(民)의 교류를 통해 부산이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프랑스 사회학자 브르디외의 주장을 들어 일본 다도는 문화자본으로 지배계급의 한 방편이었다는 날선 질문을 던지자 "막부시대까지는 가진 자들이 차를 향유했지만, 메이지 유신 이후로는 일반에까지 다도가 확산됐다"며 "지금은 유치원에서도 차를 마시지만 유교 전통이 오랜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갈수록 예의범절이 없어져 가고 있어 다도를 다시 일으킬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원 기자 forest@busan.com

사진=윤민호 프리랜서 yunmyno@naver.com

부산일보 6월 8일

 

 

 

우라센케(裏千家) 센 겐시츠(千玄室) 대종장(大宗匠)과 함께한 부산 다회

 

  일본 다조(茶祖) 센노 리큐(千利休) 15대 종손(宗孫) 센 겐시츠(千玄室) 대종장(大宗匠)의 부산외국어대학 강연

 

 

고려찻잔을 감상하는 대종장

 

 

 

 

묵적(墨跡) : 화경청적(和敬淸寂) - 센 겐시츠 대종장

화병 : 고려 순청자

 

 

 

 

농차석(濃茶席)

차완 : 청이도(靑井戶) - 조선 초기 웅천사발

 

 

묵적(墨跡) : 삼매(三昧) - 경봉 대선사(鏡峰 大禪師)

화병 : 조선 철화백자

향합 : 고려 상감청자

 

 

 

 

박차석(薄茶席)

차완 : 고려 청자 죽절문(竹節紋)완

차호 : 조선 청화백자

 

 

이건 누구 손?

 

 

※ 촬영 : 하성미

출처 : <유마클럽>
글쓴이 : 푸른꽃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