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 : 각 시조로 듣기
봉황대상에 봉황유러니 봉은 가고 대는 비었는데 흐르나니 강수로고나.
오궁화초는 매유경이요 진대의관 성고구이라 삼산은 반락청천외요 이수중분 백로주이로다
총위부운능폐일하니 장안을 불견 사인수를 하여라.
◈ 각시조 : 5박도 1각이고 8박도 1각이다. 다른 시조는 초장 5,8,8,5,8 중장 5,8,8,8,5,8인데, 각시조에는 중장에 5,8,5,8박이 더 들어 있다. 이렇게 시조박자가 더 있다하여 각시조라고 부른다.
정확히 구사해나가는 율여와 계면으로 끌고가는 음률이 시조창의 맛 을 한껏 더해줍니다. 특히 중장의 1각이 첨가된 부분을 '청황종'에 서 '청중려'까지 음을 끌고 올라갔다 내려올 때마다 마치 산봉우리 를 휘돌고 내려오는 것처럼 시원하고 후련합니다. 계면의 틀을 깨지 않은 질서 속에서 절제해오던 음률을 시원스럽게 내뽑는 이 부분이 절정입니다.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
-이백(李白)-
鳳凰臺上鳳凰遊(봉황대상봉황유) 봉황대 위에 봉황이 놀았더니
鳳去臺空江自流(봉거대공강자류) 봉황 날아간 빈 누대에 강물만 헛되이 흐르도다.
吳宮花草埋幽徑(오궁화초매유경) 오나라 궁궐의 화초는 오솔길을 뒤덮었고
晉代衣冠成古丘(진대의관성고구) 진나라 의관은 옛 언덕을 이루었네.
三山半落靑天外(삼산반락청천외) 세 산의 봉우리는 하늘 밖으로 반쯤 걸려 있고
二水中分白鷺洲(이수중분백로주) 두 갈래의 강은 백로주를 가운데로 갈랐다.
總爲浮雲能蔽日(총위부운능폐일) 모든 잡것들이 뜬구름이 되어 해를 가리니
長安不見使人愁(장안불견사인수) 장안이 보이지 않아 사람을 시름겹게 하는구나.
◈ 登金陵鳳凰臺(등금릉봉황대) : 금릉의 봉황대에 오르다. 금릉은 지금의 남경, 장강절경을 끼고 있는 데다 강산이 수려하여, 삼국시대 의 오(吳), 육조시대의 진(晉)·송(宋)·제(齊)·양(梁)·진(陳) 모 두가 이곳에 도읍을 두고 '건업(建業)'이라 칭하였다. 봉황대는 남 경 서남에 있다.
◈ 臺空(대공) : 봉황대가 텅 비어 있음.
◈ 江(강) : 한문에서 흔히 강(江)은 양자강을 의미하며 하(河)는 황 하강을 의미한다. 양자강은 흔히 장강(長江)이라 불린다.
◈ 自流(자류) : 예전과 다름없이 저절로 흐름
◈ 吳宮(오궁) : 삼국시대 오(吳)의 손권이 세운 궁전.
◈ 埋幽徑(매유경) : '幽徑'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호젓한 작은 길, 사람이 찾아오지않아 궁전의 작은 길까지도 화초가 덮고 있다는 뜻이 다.
◈ 晉代衣冠(진대의관) : 진(晉)은 東晉(동진)으로 금릉에 도읍하였다. 의관(衣冠)은 조정에 나갈 때 입던 예복으로, 여기서는 그것을 착용 한 관리 혹은 귀인들을 말한다.
◈ 成古丘(성고구) : 화려한 의관을 입던 고관들도 지금은 죽어서 옛 무 덤을 이루었음. 찬란한 과거가 모두 허무하다는 감회를 표현한 것이 다.
◈ 三山(삼산) : 금릉의 서남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양자강을 굽어보며 세 개의 봉우리가 남북으로 이어져 있다.
◈ 半落(반락) : 반은 구름 속에 잠겨 보이지 않고, 반만 하늘 저쪽에 떨 어진 듯이 보임. 금릉에서 바라보면 희미하여 윤곽이 똑똑하지 못한 데다 흰 구름이 산허리에 감돌아치면 三山이 마치 땅에 우뚝 솟은 산 이 아니라 하늘 공중에 둥둥 떠있는 봉우리로 보인다고 했다.
◈ 二水中分白鷺洲(이수중분자경주) : '二水'는 금릉을 흐르고 있는 진수(秦水)와 회수(淮水)를 말함. 양자강이 금릉에서 두 줄기로 갈라 져 성내(城內)로 들어오고, 다른 하나는 성밖을 돌아 함께 하나의 섬 (白鷺洲)을 끼고 흐른다.
◈ 總(총) : 모두, 어쨌든,
◈ 爲(위) : ∼이 되다.
◈ 浮雲(부운) : 뜬 구름. 떠가는 구름. 당시 조정의 권신들인 李林甫(이 림보), 楊國忠(양국충), 高力士(고력사), 楊貴妃(양귀비) 등 간신배 들을 상징한다.
◈ 蔽日(폐일) : 해를 가림. 해(日)는 고전 문학에서 흔히 임금을 상징한 다.
◈ 長安(장안) : 당나라의 수도. 지금의 서안(西安)이다.
◈ 使(사) : ∼으로 하여금 ∼하게 하다.
◈ 人(인) : '인(人)'은 보통 남(他人)을 의미하나 여기서는 작자 자신 을 나타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