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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명상과 자아초월 심리치료

맑은물56 2009. 11. 17. 13:24

지관명상과 자아초월 심리치료    

    1. 들어가면서

 

심리학과 불교명상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성숙과 해탈이다. 성숙이나 해탈은 내적인 변화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성숙이 보다 심리적인 측면이 강조된다면, 해탈은 종교적이고, 명상적인 초월의 측면을 함축한다. 그러나 문제는 심리적인 성숙이 그대로 곧 해탈을 의미할까 하는 점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동서양의 ‘심리치료’에 대한 개념과 관점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서구 심리학적인 의미에서는 심리치료란 어떤 특정한 개인이 그가 속하는 문화 공동체의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지능, 정서, 행동에 장애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상담이나 혹은 의료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심리치료의 의미를 도(道)의 성취나 해탈, 말하자면 마음의 청정성에 초점을 맞춘 수행의 과정을 의미한다. 따라서 양자 사이에는 상당한 문화적 차이가 있다.

 

정신(심리)치료라는 말에는 열등한 무엇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상당히 자존심을 상하게 만드는 개념이 된다. 그래서 동양적인 문화에서는 여전히 서구적인 의미의 심리(정신)치료는 보편적인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특별한 문제를 가진 환자들에게나 해당되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조금은 모자란 사람의 문제로 치부되고, 나와는 상관이 없는 권외의 문화이다. 아마도 이점 때문에 동양적인 문화에서는 상대적으로 서구적 의미의 심리치료의 개념이 일반화되지 못한 문화적인 배경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근에 서구적인 정신(심리)치료의 개념에 동양적인 관점을 접목시키려는 중요한 움직임이 발견되고 있다.1) 인간에게는 동양적 의미에서 자기자신에 대한 궁극적인 인식과 더불어서, 삶의 본질적인 고통으로부터 해방, 혹은 해탈을 갈망하는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는 성스럽고, 청정한 경험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영역을 전통적인 서구 심리학에서는 종교적 믿음이나 형이상학적 신비주의로 인식하고, 과학적이고 경험적인 접근을 회피해 왔지만, 동서양의 문화적인 교류가 성숙하면서, 이제는 동양적 영역으로 간주해온 것을 서구적 전통의 심리적인 영역 안으로 통합하는 노력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 정신(심리)치료는 동양적인 가치가 첨가됨으로써, 자아의 영역은 성숙이전의 단계, 성숙단계, 초월의 단계 세 국면으로 분류된다.2) 그럼으로써 성숙과 해탈은 상호 배척되거나 몰이해되는 상황은 극복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자아의 초월, 깨달음, 해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영역은 특별한 경험내용이 아니라, 인간의 행복에서 매우 중요한 본질적인 요소라는 자각과 함께 누구든지 쉽게 경험할 수 있으며, 또한 전통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과학과 유사한 방식으로 연구할 수도 있는 대상되었다. 이제 명상은 동양적인 가치만이 아니라, 자아를 초월하는 인류의 큰길(Royal Road)이라3)는 점이다.

 

이점은 아마도 계속적으로 인류가 탐색해야만 하는, 21세기의 매우 긍정적이고, 특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지난 수세기를 명상과 함께 살아온 우리는 기꺼이 이 큰길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감당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것은 먼저 동양적인 가치와 서구적인 과학적 방법론이 어떻게 결합되고, 통합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탐색하는 일임이 분명하다. 

 

 

출처 : 명상상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