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경의
대의-
<재가 보살의 수행을 일깨우는 유마의 채찍>
지광스님
편저
유마경은 대승불교의 꽃이다.
대부분의 경전들이 부처님과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전개되고 있으나
유마경은 문자그대로 세속의 거사(居士)가 주인공이다.
그는 제2품 부사의방편품에 그려져 있듯 부처님 법의 묘의(妙意)에 통달해서
삼계의 집착을 떠났고 처자를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은
재가 보살의 전형이다.
가난한 이에게는 아낌없이 베풀었으며,
이교도를 보면 바른 도(道)를 가르쳤으며,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술집과 노름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세를 흩뜨리지 않고 정기를 가지런히 하였다.
유마(범어 Vimalakirti)는 정명(淨名), 무구칭(無垢稱)으로 번역되며
깨끗한 이름이라는 뜻이다.
대승불교의 교도들이 많이 살고 있던 바이샬리시에 거주하였다.
대부호 유마거사는 그의 병과 더불어 전개되는 문수보살과의 법담(法談)을 나눈다.
이 부분이 본경의 백미이며 불이(不二)법문은 가히 유마경의 절정이라 하겠다.
불이법문에 대한 32보살의 의견이 개진된 뒤
유마거사에게 문수보살이 불이법문의 참다운 대의를 묻자 침묵이 불이법문의 요체라 하였다.
후에
이같은 유마의 침묵은 중국의 선승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전한다.
특히 중생이 아프기에 내가 아프다고한 유마의 법문 역시 널리 알려져 있어
보살의 대도를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유마의 집 부근 농원에서 법문을 설하고 계셨는데
유마가 병으로 누웠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십대제자들에게 병문안을 권했으나 유마거사로부터
수행에 대한 엄한 질책을 받은 경험들이 있어 가기를
꺼려하였다.
세존은 마지막으로 문수보살에게 권유하고 문수보살은 마지못해 부처님의 청을 받아들인다.
많은 제자들이 문수보살과 유마거사와의 진지한 법담을 듣고자 동행하였다.
유마의 거처에 도달한 문수보살은 세존의 위로 말씀을 전하고
유마거사의 병의 원인과 차도를 묻는다.
유마거사는 이에대해 “문수보살이시여, 모든 중생들의 아픔이 남아있는 한,
제 아픔 역시 계속될 것입니다.
모든 중생들이 병고에서 벗어나게 되면 제 병도 낫겠지요.
보살이 기꺼이 윤회 가운데 뛰어드는 것은 오직 중생들을 위해서입니다.”라고 대답한다.
또
병에 대해『중생 모두에게 병이 있으며 그것이 보살의 병의 원인이다』라고 얘기한다.
유마경은 이와같이 중생과 더불어 사는 보살의 대도를 명백히 밝히고 있으며
재가
보살들의 중요성을 지극히 강조한다.
유마는 불멸 후 1백년 경의 인물로 이 경의 특징은
지극한 현실긍정의 사상이 관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번뇌가 보리(煩惱卽菩提), 생사가 열반(生死卽涅槃)』등의 어구에서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대승의 중요성을 지극히 강조하며 소승을 배척하는 점에 있어 투철한 의지를 드러낸다.
여러
번역본이 있는데 그 중 구마라습의 번역이 가장 탁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14품으로 되어있는데 대승사상의 진수가 각 품마다 넘쳐나고 있다.
특히 유마경은 문학성이 대단히 높은 경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화엄경, 법화경 등이 부처님과 관계된 각종 종교적 내용들을 집대성한 것인데 비해
유마경은
치밀한 구도하에 편집된 경전임을 확연히 깨달을 수 있다.
현재들어 승가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수행자들의 자세가 흐트러져 부처님과 많은 불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는 바,
재가 불자들의 책무와 수행의 중요성을 일깨우는데 좋은 가르침으로 회자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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