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박미림 모든 것들은 하늘 아래에 있다 하늘이 높이 떠 있거나 하늘이 낮게 가라앉아 있거나 하늘 아래에 있는 점.점.점들은 도망칠 곳도 숨을 곳도 없다 오직 하늘 안에서 하늘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날마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꿈틀거리는 꿈을 꾼다 꿈을 꾸는 것들은 땅에 발을 딛고 선다 그리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씨를 땅에 다시 묻는다 숨을 쉬는 동안 생긴 의문들은 언제나 우리가 묻기도 전에 스스로 묻히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은 온통 물음 투성이다 천지가 의문에 휩싸인 것이 세상이다 물음에 대한 의혹은 숨막히도록 갑갑하다 그래서 하늘 아래 우리들은 늘 새날을 맞이하는 기쁨 맛보려고 눈을 떴다 감았다 눈으로 자꾸 무언가를 먹으려 한다 * 글 : 박미림 [ "나의 시 나의 글" 중에서 ] * 사진 : 여목님 작품
출처 : 당신이 머문자리는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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