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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임락경의 ‘시골집 이야기’

맑은물56 2013. 5. 14. 12:40

<화제의 책> 임락경의 ‘시골집 이야기’
시골집 30년 걸쭉한 입담으로 표출
가벼움에 담은 묵직함, 한국교회에 던지는 충언도
[760호] 2010년 06월 26일 (토) 00:00:00 조재석 기자 stonespirit@hanmail.net

   
임락경 목사는 목사라기보다는 순수한 ‘촌사람’이다. 가장 인간적이면서도 진실한 삶으로 30여년을 한결같이 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아왔다. 그래서 ‘바보’다. 이 바보에 의해 조성된 공동체가 바로 강원도 화천군 화악산 부근에 멋들어진 기와집을 터전 삼은 ‘시골집’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섞여 살고, 한 살에서 아흔살 할머니까지 함께 살아가는 사랑의 공동체, 시골집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이 책은 임 목사가 월간 ‘복음과 상황’에 연재한 글을 엮은 것으로 시골집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지난 30년의 이야기가 그의 걸쭉한 입담으로 표현됐다. 벚꽃 나들이와 소양강 나들이 때에 겪은 일들, 왕바보와 또라이의 좌충우돌 모습 등이 재밌고 정겹다. 그곳에는 예수 신앙 그대로의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삶이 이야기가 되고 신앙이 된다. 잇속 차리는 경쟁 사회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이야기다.

그는 비싼 옷(?)을 대접하는 사람들, 복지시설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장애인들의 상황을 제멋대로 판단하여 속 섞이는 후원자들, 대대장 자녀의 봉사활동 확인서를 만들어 달라는 인근 부대의 소대장 등을 솔직한 목소리로 비판한다. 더욱이 가장 시끄럽고 음란한 성탄절을 비판하기도 하고 자신의 소속을 ‘망할교회’와 ‘대한예수팔아장사회’라고 말하며 한국교회의 모습에 애정담은 비판을 전한다. 그래서 시골집 이야기는 단순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한국교회에 자기반성을 권고하는 글로 읽혀진다.

‘병신은 많아도 병자는 없는 집’을 가훈삼은 시골집은 30여년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머물렀고 떠났다. 특히 공동체를 꿈꾸는 사람들, 바른 목회자의 모습을 찾는 기자들, 복지시설을 만드려는 사람들, 유기농 먹을거리를 사려는 사람들, 자원봉사자들, 모두 시골집을 인연 삼아 그곳에서 느낀 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살아내려 노력한다. 그래서 임락경 목사가 살고 있는 시골집은 ‘세상의 바보’를 만드는 모판으로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