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이야기

안동호를 바라보며-국어교과연구회 문학기행

맑은물56 2012. 10. 9. 19:26

안동호를 바라보며

-월영교에서

                                          맑은물 최희영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호수가 뱉어 놓은

성난 입김

군자 마을은 안개 속에

깊이 잠들었다.

 

휘청이는 오후

발길 이끌어 칼선대 절정에 서면

물이랑 위에서

시인 이육사가

沃非로다 소리치며

허허로이 춤을 춘다

고향마을 통째로 삼키고도

차갑게 빛나던 호수

 

월영정 난간에서

적막을 깨는

하모니카의 음률

원이 어머니

머리카락 올올히 아로새긴 사연 싣고

미투리 되어

월영교 쉼터에 마주보고 쉬었다가

원이 아버지 뼈마디에 스민 사랑

바스러져

호수에

보석처럼 박힌다.

 

말없이 던지던

그대의 눈빛

어찌 알았던가

차를 마시며

오롯이 응시하는

뜨거움 속에 솟는

시원함

쓴 맛 뒤에 오는

이 황홀한

단맛을 

 

 

2009. 10.15

 

 

 


쇼팽의 즉흥곡 4번
(즉흥환상곡)

 

 

 

 

 

 

 

 

 

 

우리들의 숙소였던 새벽 안개 속의 군자마을  

 

육사의 생가터에 '청포도'로 만든 육사 시비

 

육사기념관 옆에 자리한 '절정' 시비

 

육사문학관 뒷편에 복원한 육사의 생가

 

들판은 육사의 마을이 있었던 자리. 안동댐으로 인하여 사라짐

 

육사가 '절정'을 지었다는 절벽, 칼선대

 

퇴계가 예던 길과 안동호가 멀리 보이니다

 

사랑을 듬뿍 담아 육사 자신이 직접 이름을 지었다는 따님 '옥비' 여사

 

깊은 사연을 담고 있는 월영교

 

 

월영정에서 하모니카의 음률을 멋지게 들려주던 나그네

 

원이의 미투리 모양을 본떠 만든 쉼터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빛나는 안동호

 

 

 

차를 나누며 인생을 배우니이다.

 

 

2009. 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