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스크랩] 법현스님 범패 삼직찬

맑은물56 2011. 9. 22. 19:50

       
       

      한국야생화 『으름덩굴 』

              登 高 높은 곳에 올라 두보(杜甫) 풍급천고원소애 風急天高猿嘯哀 바람 차고 하늘은 높은데 잔나비 울음 슬프고 저청사백조비회 渚淸沙白鳥飛회 물은 맑고 모래 하얀데 새는 날아 내려 앉네. 무변락목소소하 無邊落木蕭蕭下 수많은 나무에서는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불진장강곤곤래 不盡長江滾滾來 다함이 없는 긴 강물은 쉬지 않고 흘러오네. 만리비추상작객 萬里悲秋常作客 만리 타향 슬픈 가을에 나는 여전히 나그네라 백년다병독등대 百年多病獨登臺 병든 몸을 이끌고서 홀로 대에 올랐는데, 간난고한번상빈 艱難苦恨繁霜빈 고생했던 지난날들 하얀 머리가 한스러워 료도신정탁주배료 倒新停濁酒杯 늙은 몸이 이제 잠시 탁주잔을 멈췄다네. (료倒新亭濁酒杯 늙은 몸이 신정에서 탁주잔을 들었다네.) 회(返-反+回), 빈(鬚-須+賓), 료(燎-火+水) * 풍급천고원소애 : 풍급은 바람이 빠르게 부는 것, 천고는 하늘이 높은 것입니다. 바람이 빠르게 불고 하늘이 높다는 말에서 쌀쌀한 가을 날씨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북풍에 날씨가 추워지고 있는 것이죠. 원소애, 원숭이 울음소리가 슬픕니다. 원숭이가 슬프게 울고 있는 것입니다. * 저청사백조비회 : 물은 맑고 모래는 하얗습니다. 그런 물가에 새가 날아서 빙 돌아 내려앉습니다. 날던 새가 지금 내려앉는 것인지, 모래밭에 있던 새가 날아올라 한번 빙 돌아서 다시 내려앉는 것인지, 아니면 내려앉지 않고 물 위를 빙빙 돌고 있는 것인지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만, 일단 내려앉는 걸로 보았습니다. * 무변락목소소하 : 무변은 가이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정확히 어떤 상황을 묘사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한량할 수 없다, 수없이 많다, 사방팔방 온통 등의 뜻으로 보면, 주변에 나무가 무수히 많은 모양이거나 곳곳의 모든 나무를 가리키는 말일 것도 같은데, 자신할 수 없습니다. 락목은 글자대로 보면, 잎이 떨어진 나무인데, 낙엽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소소는 사전에는 쓸쓸한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풀어놓았습니다만, 우리말 우수수에 해당하는 의태어로 보아도 무방할 듯합니다. 그러니까 소소하는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는 말이겠죠. * 불진장강곤곤래 : 불진은 다함이 없다, 끝이 없다는 뜻입니다. 리을을 탈락시키고 부진이라고 읽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저는 불진으로 읽겠습니다. 물이 마를 일이 없이 천년만년 쉬지 않고 흐른다는 것이겠죠. 장강은 중의법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글자대로 길고긴 강을 의미하기도 하고 실제로 중국의 양쯔강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같습니다. 곤곤은 물이 끝없이 힘차게 흐르는 모양입니다. 곤곤래, 쉬지 않고 흐르는 것이죠. 래 자를 쓴 것으로 보아 지은이가 현재 물의 하류에 있는 것으로 짐작되며, 그 물 상류쪽에 고향이 있는 듯합니다. * 만리비추상작객 : 만리 먼 곳에 있는 고향을 그리워합니다. 비추는 슬픈 가을이란 말인데, 타향에서 나그네 되어 맞이하는 가을이 더없이 슬픈 것입니다. 작객은 나그네 신세가 된다는 뜻입니다. 상작객, 늘 그렇게 나그네로 있는 것이죠. 상 자를 쓴 것으로 보아, 고향을 떠나온 지가 매우 오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여전히 고향 갈 기약은 없는 것같습니다. * 백년다병독등대 : 백년은 평생이라는 뜻입니다. 다병, 병이 많다, 평생을 병치레를 많이 한 몸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지금도 병마에 시달리고 있는, 건강치 못한 몸입니다. 독등대, 노쇠한 몸을 이끌고 홀로 대에 올랐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멀리 고향 하늘을 바라봅니다. * 간난고한번상빈 : 간난은 고생스럽다, 어렵다 라는 뜻인데, 어렵게 살아온 그 고생스러웠던 평생의 생활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과거를 돌아보니, 희끗희끗한 이 귀밑머리가 한스럽습니다. 번상빈, 빈은 귀밑머리를 말하는데, 번역에서는 그냥 머리카락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번상, 어지러이 많이 내린 서리입니다. 번상빈은 머리털이 하얗게 센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 료도신정탁주배 : 료도는 노쇠함을 뜻하는 낱말입니다. 신정, 새롭게 멈추었다, 이제 막 잠시 멈추었다 라는 뜻입니다. 탁주배는 탁주를 따른 술잔이겠죠. 그 술잔을 손에 들고 입으로 가져갈 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홀짝 들이키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가져가던 중에 옛 감회에 젖어 잠시 잔을 들고 그대로 있는 것입니다. 지마는 정지된 상태로 시간이 흘러갑니다. 마음속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입니다. (신정의 정(停)자가 정(亭)으로 교감되어 있는 책도 있습니다. 신정(新亭)은 동진(東晉) 왕도(王導)의 고사에 나오는 정자 이름인데, 이 정자에서 어지러운 나라일을 탄식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의 싯구가 있기 때문에, 대개 후세에서는 나라일을 탄식하는 상황에서 인용하는 낱말입니다. 이 글자일 경우 시의 해석은, 늙은 몸이 신정에서 탁주를 한잔 마시고 있다..또는 늙은 몸이 나라걱정으로 고민하며 탁주를 한잔 마시고 있다.. 등으로 번역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음악 해설
              법현스님의 범패 삼직찬 중 '할등'입니다. 달마대종사의 가르침이 불.법.승 대대로 진리의 불을 밝히는 등불로 이어져 중생의 고뇌를 밝혀 멸진 시켜 깨우침의 세상을 이어 가리라는 축원이 깃든 불교음악 범패 중 '할등'입니다.  

                                               ▼ 법현스님 범패 삼직찬

                              
         
         

          출처 : 국악 젓대소리
          글쓴이 : 餘 想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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