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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계 최고의 리더십 전문가, 워런 베니스

맑은물56 2011. 7. 14. 13:04

신뢰야말로 성공하는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다

“북한 사람 여권 수, 김정일 지도력 보여준다”

 

 

 

피터 드러커가 ‘경영학의 아버지’라면 그는 ‘리더십의 아버지’로 통한다. 세계 최고의 리더십 전문가인 워런 베니스(86) 박사 얘기다. 베니스 박사를 만나기로 한 주에 미국 정가는 신종 섹스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트위터로 외설 사진을 보낸 하원의원이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다 추락했고, ‘터미네이터 주지사’ 아널드 슈워제네거도 가정부에게서 아들을 낳은 사실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야말로 도덕적 권위를 상실한 정치 리더십이 신뢰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인터뷰에 앞서 베니스 박사가 제시한 유일한 요구는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 『Still Surprised』를 읽고 오라는 것이었다. 평생에 걸쳐 완성된 자신의 리더십 철학이 농축돼 있는 책이다. 지난달 14일 아침 안개가 낀 샌타모니카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그의 자택에서 베니스 박사를 만났다.

●오늘의 세계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내가 리더십 부재를 알리기 위해 쓴 『뉴 리더의 조건(On Becoming a Leader)』이란 책이 나온 1989년의 상황이 지금과 비슷하다. 그해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냉전이 종식됐고 인터넷이 세상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역사의 모멘텀이 도래했다. 올해는 ‘압제자’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힘에 의해 권좌에서 물러나는 등 중동에 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의 위상은 차이가 있다.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정치·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다. 반면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미국이 변화하지 않으면 장래에 미국 학생들이 한국 학교에 유학하게 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위기는 리더십 위기에서 기인한다. 정치·경제계에 유능하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믿고 따를 만한 지도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도자로서 우선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수년 전 스타벅스 창립자인 하워드 슐츠가 일본 진출을 앞두고 사내·외의 극심한 반대에 직면했을 때다. 슐츠는 당시 일본 진출 여부에 대해 널리 의견을 구했다. 외부 컨설팅회사는 일본인은 원래 다도문화에 심취해 종이컵을 사용하는 커피문화가 자리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내에서도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체인점 확장을 위해서라도 해외 진출은 자제해야 한다’는 등 몹시 부정적인 분위기였다. 슐츠는 회의 도중에 잠시 나와 내게 전화를 걸었다. 밀어붙여야 할지, 포기해야 할지 내게 물었다. 나는 그에게 다시 회의실로 돌아가 일단 직원들이 우려하는 사항, 불만, 향후 전망을 모두 진지하게 들으라고 했다. 그런 뒤에 본인의 비전을 차분하게 전달하라고 했다. 나중에 스타벅스의 일본 진출이 결정됐다고 들었다. 이게 바로 ‘경청 리더십’의 힘이다.”

●당신은 리더십을 갖춘 미국 대통령으로 링컨, 루스벨트, 아이젠하워, JFK(존 F 케네디) 등 4명을 꼽았다. 이후 더 추가할 대통령은 없는가.

 “아직까지는 없다. 다만 경제계에서는 훌륭한 리더들이 계속 탄생하고 있다. 잭 웰치를 이어 GE를 계승한 제프리 이멀트 CEO, 캐터필라의 더그 오버헬먼 CEO, 펩시의 인드라 누이 CEO ,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대니얼 바셀라 회장,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CEO, 포드의 앨런 멀럴리 CEO 등이 대표적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가.

 “오마바 대통령은 평생 동안 내가 본 가장 재능 있는 대통령으로 평가하고 싶다. 미국에 비우호적인 여론을 갖고 있는 여러 나라를 방문해 나쁜 감정을 호감으로 바꾸어 놓았다.”

 베니스 박사는 한국에 관심이 많은 듯했다. 한국 얘기가 나오자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잘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미국의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해 있는지 물었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이 얼마나 되는지, 그들이 한국 역사를 알고 있는지도 꼬치꼬치 캐물었다. 북한 얘기가 나왔을 때 기회를 잡아 다시 질문 공세를 펼쳤다.

●김정일을 어떻게 생각하나.

 “북한에 여권을 갖고 있는 사람은 모두 몇 명인가.”

●정확히는 모르지만 상당히 적을 것이다.

 “그것이 북한의 ‘위대한 수령’이라고 불리는 김정일의 지도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신뢰(trustworthiness)야말로 성공하는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다. 이에 대해 가장 반대의 예가 김정일이다. 자기 국민을 믿지 못하고 강압적 독재로 통치하고 있다. 북한 주민에게 발급된 여권의 개수가 그 폐쇄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다시 리더십으로 돌아왔다.

 

●리더십의 요건으로 기술적 유능함과 대인관계, 상상력, 판단력, 취향 등 다양한 요소를 꼽은 적이 있다.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비, 노, 두(Be, Know, Do)다. 비 노 두, 힙합의 운율감이 느껴지지 않나(웃음). 먼저 그런 존재가 되어야(Be) 하고, 그 분야에 대한 지식(Know)을 쌓아야 하고, 행동(Do)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정의하고 싶다. 다르게 설명하자면 Be는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을, Know는 현실 이해(Define Reality)를, Do는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받은 최고의 조언을 꼽는다면.

 “MIT 경영대학원을 가려고 했을 때 수학 점수가 낮아 내 성적으로는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반신반의 끝에 찾아간 MIT 경영대학원 더글러스 맥그리거 교수는 내게 이런 확신을 줬다. ‘워런, 자네는 당연히 할 수 있어. 난 누구보다도 자네의 성공을 믿네’. 그는 직접 추천서를 써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나를 도와줬다. 하지만 그보다 큰 것은 내가 자신감을 되찾도록 해줬고 미래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것이다. 아마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내가 세계로 나올 수 있도록 그 가능성을 열어준 최고의 멘토라고 말하고 싶다. 그 영향으로 지금도 나는 학생, 기업가들의 필요에 적극적으로 도우려 한다.”

●그렇게 행동하는 데 기준이 되는 가치가 있나.

 “내가 세운 가치들이 늘 나를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가치와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불만족을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더 나쁜 것은 행동의 기준이 되는 가치가 없어서 좋지 않은 행동을 하고도 깨닫지 못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나의 핵심 가치는 남을 존중하는 것, 진리 추구, 남의 처지에 서는 것, 남과 상호의존적이 되는 것 등이다.”

●당신의 일생을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제목을 붙이고 싶은가.

 “오, 굿 퀘스천(Good question)!”

 그는 손을 턱에 괴고 한동안 상념에 빠졌다. 마치 일생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이벤트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듯했다.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하나로 정하기가 무척 어렵다. 두 가지가 생각나는데 하나는 ‘제너러스 컴퍼니(Generous Company, 관대한 친구: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등을 내주는 친구)’이고, 또 하나는 ‘DUIC(Driving Under Influence of Curiosity)’라고 붙이고 싶다.”

 DUIC는 원래 ‘driving under the influence of cell phone’의 약자로 ‘운전 중 통화’를 뜻한다. DUI 뒤에 오는 단어에 따라 음주나 약물 운전 등을 일컫기도 한다. 그가 말한 DUIC를 의역하면 ‘내 인생의 동력은 호기심’ 정도가 된다.

 


       X이론 대 Y이론

 

베니스 교수가 멘토로 꼽은 더글러스 맥그리거 교수는 1950년대 인간관계론의 거장이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조직관리를 가르쳤고, 후에 안디옥 칼리지 학장을 역임했다. 그는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단계 이론을 받아들였고 당시 경영학계에서 지배적 이론이었던 X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X이론이란 ▶인간은 선천적으로 일을 싫어한다 ▶기업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통제·명령·상벌이 필요하다 ▶종업원은 책임을 지기보다는 명령 받기를 좋아한다 등 이 세 가지 원칙에 기초했다. 맥그리거는 이는 명령통제에 관한 전통적 견해이며 낡은 인간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이란 반드시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며 환경과 조건에 따라 즐거움과 만족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은 자기 스스로 통제하며 또 책임질 줄도 안다는 인간관 가설인 Y이론을 제창했다. 만일 베니스 박사가 당시 맥그리거가 아닌 X이론의 신봉자를 만났다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자료 : 중앙일보(LA중앙일보 최상태 기자)>

출처 : 두리번
글쓴이 : haj4062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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