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숨결이 고즈넉하게 살아 있는 땅
해남 문학 기행을 다녀와서
비가 올거라는 기상예보는 적중했다.
그것도 조금이아닌 아주 세차게 바람동반해서 그럼에도 빗속여행이라는 새로운경험이 설레게했다. 이른아침 버스속에서의 낮익은 얼굴들 그리고 낮설은 얼굴들 섞여서 우린 웃음이되었고 새날을 만들었다. 양옆으로 길게 둘러쌓인 수풀바다를 한참을 지났다. 하늘에서 내린 빗줄기는 땅위에서 별꽃으로 피어났고 나무그늘이 터널을 이룬 대흥사입구는 은하강이 되었다....모두들 비옷을 하나씩 걸쳐입고 대낮임에도 백야의 밤 같은 느낌이었다. 마냥 어린아이들처럼 표정은 빗속에서 빛났다. 대흥사를 둘러보는데 어디선가 은은한 종소리가 빗소리에 실려 뎅데에엥뎅.......다섯번인가 울린다..마침 무슨예불이 끝나는 것을 알리는것 같았다 종을 치시는 스님 모습이 빗속에서 너무도 숙연했고 정갈했다. 어쩌면 그리도 간결하던지 수채와같았다. “스님 성불하세요” 두손모아 합장을 했다. 고산 윤선도의 유배와 은둔의 생활사를 느낄수 있게해준 시간이었다. 평생을 신선처럼 사시다간 그에게 진한 애정이 느꼈졌다. 그리고 사적 제167호로 지정된 해남 윤씨의 종가 연동에 위치한 녹우당 고즈넉하고 단아한 느낌이다. 녹우당(은행나무잎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가 비오는 소리와 같다고 하여 녹우당이라 이름지었다 한다) 비오는날 녹우당에 드니 정말 그런듯도 하였다. 유물전시관에 들러 국보 240호인 공재 윤두서(천주학이 처음 들어오던때 서양미술기법을 최초로 도입하여 자화상을 그렸다 하여 국보로 지정되었고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동양의 대표적인 자화상이기도 한다고 했다) 유물전시관에는 윤두서의 자화상과 어부사시사등 윤씨일가의 가보가 한눈에 둘러볼수 있도록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일정따라 고정희님의 생가를 방문했다. 가는 길에는 드넓게 펼쳐진 그림같은 논이 한껏 비를 맞으며 녹음을 자랑하고 있었다. 마을은 조용했다. 생가에 들러 그녀의 방을 둘러보니 사방으로 진열된 책들이 그녀의 시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여성운동가 이기도했던 고정희님은 나와 본명 이름이 같았다. 聖愛(성애) 한문마져도 같아서 더욱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젊은나이로 스러져간 삶이 안타까웠다. 생가입구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빗속 여행이었지만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다시는 이런여행 해볼수 없을것 같았다. 특별한 경험이기에 오랜시간 가슴에서 기억될것이다.
돌아오는길에 문우들과 여흥을 즐기며 하루는 비개인 어둠속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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