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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6년전 중학교 졸업식 안내장 - 시간여행을 떠나는 타임머신 차표

맑은물56 2011. 2. 9. 19:00

 

<1984년 2월 중학교 1회 졸업식 안내장 앞면-졸업식순이 써있다>

 

창 밖에 빗소리가 잠을 더욱 멀리 쫓아내는 듯 하네요.

여기저기 책꽂이며 옛날 편지를 뒤적거리다, 너무나 재밌는 걸 발견하였습니다.

졸업장이나 졸업식때 받은 상장 정도는 기념으로 모아놓기는 하지만,

내가 저리 중학교 졸업식 안내장까지 모아놓을 줄은 미쳐 몰랐었다는...(스스로 기특기특)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초등학교(그때는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이사도 참 많이 다녀 여기저기 흘리고 다녔을 법도 한데

26년이나 거슬러 올라가 누렇게 변색된 중학교 졸업식 안내장이 고스란히

옛편지를 모아놓은 박스 안에 고이 숨어 있었다니!

서울 성수동 영동대교 건너 새로 지은 학교로 배정받아

참 꿈도 많고 친구도 많았던 그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강산이 두번하고도 반이 바뀐

시간이 흘러갔다니, 그 시간들이 다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1984년 졸업식 안내장 안쪽>

펼쳐보니 안쪽에는 졸업하는 학생중 3년동안 우등상을 타는 학생부터 졸업식때 으례

많은 친구들의 박수를 받으며 졸업식 단상에 오를 학생들의 명단이

빼곡이 써있었습니다. 그것도 손글씨로 일일이 써서 말이죠.

컴퓨터로 문서 작성을 하는 요즘엔 참 보기 드문 풍경이라

더 친근하고 애틋?하기까지 합니다. 저 글씨는 어떤 선생님께서 쓰셨을까요?

다행히? 나중에 아들녀석한테 엄마도 나름 공부 좀 했다... 라고 할 수 있는

명단에 내 이름도 있어서, 얼마나 뿌듯했던지...^^

지금 다시 저 명단을 들여다 보니

그 때 그 시절 함께 공부했을 때의 얼굴들이

거짓말처럼 금새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연락을 하는 너무 귀한 친구들 이름부터

그때 이후론 도무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

이름들까지... 그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모습을 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1984년 2월 중학교 1회 졸업식 안내장 뒷면>

뒷면에는 학교의 연혁이 나와 있습니다.

1980년에 개교를 했는데 그 땐 학교가 다 지어지질 않아서

건국대학교 뒤에 있는 어떤 학교에서 1년을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텔레비젼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중

김현철씨가 경수중학교 3회 졸업생으로 우리 학교 후배일겁니다.

제가 1회 졸업생이니 아마도 기억은 안나지만 1년은 같이 다녔겠죠?

 

1000명이 넘었던 그 때 졸업생들...

우리가 1회 졸업생이라 선생님들도 더 많이 아껴주시고 각별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태어나 여덟살때 처음 학교에 입학한 이래로 마흔 셋이 된 지금까지

공부하는 걸로, 가르치는 일로 학교 울타리를 떠나본 적이 없는 저인지라

몸담았던 학교가 참 많기도 하지만

중학교때는 정말 별처럼 반짝이는 추억이 참 많았습니다.

 

     

 

< 졸업식때 상장과 같이 받은 메달>

경수중학교의 첫번째 자음을 따서 만든 학교의 로고

옛날에 저표시가 달린 학교뺏지나 학교 깃발이나 등등을 보면서

어줍잖게 참 안이쁘다, 촌스럽다... 그랬었는데

지금 보니 가슴에 몽글몽글 너무나 그리운 추억의 한 장면이네요.

이젠,

우리 아이들 입학식이나 졸업식 안내장도

소중하게 잘 모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이 켜켜이 내려앉은 종이 한장에

휘리릭, 행복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타임머신 차표가 될 수도 있을테니까요.

 

출처 : 행복한 김선생 이야기
글쓴이 : 결실한 포도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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