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학 강의실 '징'

[스크랩] 소쇄원에서

맑은물56 2010. 12. 4. 15:27

溯灑園 !

거스를 소, 뿌릴 쇄, 동산 원

소쇄는 맑고 깨끗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맑고 깨끗한 정원.

소쇄원은 문학의 산실이며, 조선 건축의 백미 중의 하나로 특히 자연을 활용한 정원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500년전 연산군과 중종 때 두 차례의 사화를 겪으며 정신적 유대감이 깊어지고 동시대의 아픔을 함게 나누던

호남 사림의 아지트였다.

 

 대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푸른 바람 사이로 작은 다리 하나가 계곡을 숨가쁘게 가르고 있다.

눈을 들면 맨 위에 소쇄원의 중심인 제월당이 무게있게 자리하고 있다.

정자라기 보다 精舍에 가까운 건물, 주인이 거쳐하면서 조용히 독서하던 곳이었다.

 열심히 설명해 주시는 문화재 해설사

 우리의 왕초 대덕산인은 무엇을 사색하며 이 뜨락을 거니는가

 오동나무 그늘 아래서 봉황을 기다린다는 봉황대 정자에서 우리는 차 한잔을 기우리며 옛 일들을 그린다

 제월당 앞의 광풍각은 바로 계곡과 인접해 있다 

 우암 송시열의 서체로 쓰여진 제월당 현판

'비갠 뒤 하늘의 상쾌한 달'을 의미한다.

송나라 때 명필 황정견이 춘릉의 주무숙(1017~1073)이라는 사람의 인물됨을 얘기할 때

가슴에 품은 뜻을

'맑고 맑음이 마치

비 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과도 같고

비 갠 뒤 하늘의 상쾌한 달빛과도 같다'는

光風霽月로 비유한 데서 따온 이름이다.

어쩌면 처사로서 양산보의 삶이 맑고 깨끗한 마음이었음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제월당에서 놀던 기개 높은 선비는 어디로 갔나...

소쇄원의 주건물인 제월당은 집주인의 개인 공간으로 볕이 잘드는 언덕에 자리잡고 있으며 제법 넓은 앞마당과 화단을 갖추고 있다. 제월당(霽月堂)은 정면 3칸 측면 2칸 의 팔작지붕집이다 

 제월당에서 달이 뜨는 곳을 바라보다... 비가 갠 뒤에 바라보는 달빛과도 같은 그런 선비가 가슴시리게 그리운 오늘

 서녁 하늘로 해는 저물어 가고

 소쇄처사 양공지려의 뜻은? 오두막이라....바로 양산보의 속세를 떠난 도인의 삶을 내포하고 있다할 것이다.

 이 겨울에 계곡은 물조차 말라버려...

 

소쇄처사 양산보가 존경하던 스승 조광조가 유배지에서 사사되자 충격으로 관직을 등지고 은둔지로 찾은 곳..

소쇄원은 청운의 뜻을 품었던 그에게 권력의 덧없음과 정신적 지주를 잃은 슬픔과 비애가 깃들여진 곳이다.

 

너무 아름다운 것은 슬픔 또한 깊다고 한다는데....

 

찾을 때마다 생각과 느낌이 다른 것은 무엇 때문일까?

 

출처 : 현실참여 문인ㆍ시민 연대
글쓴이 : 맑은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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