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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를 비켜가는 것들에 대한 예우

맑은물56 2010. 7. 17. 20:19

 
       
        나를 비켜가는 것들에 대한 예우 / 박미림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아련함이 허용 되지 않는 날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전해 주었다 슬픈 사실들이 하나 둘 나부낀다 사막 한 가운데에서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 사방을 둘러보는 내가 있었음을 눈썹이 가지런하게 누운 밤에 뒤늦은 고백을 한다 문득문득 그리워지는 것들이 얼마나 많이 나를 비켜 갔는 지에 대한 기억도 허물어져 간다 내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때 나는 먼 곳에서도 그 통증을 느꼈다 나를 비켜갔던 것들에 대한 예우로 난 많이 아픈 척 해야 했다 나를 비켜가는 것들이 덜 미안하게 배경음악 " 바람이 되신 이여" 함현숙노래
      문득 내 눈에 들어온 시 한편... 아주 오래전 죽을 만큼 아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 그땐 정말 죽고 싶을 만큼 아팠는데... 아픈 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픔이다.. 가슴 한켠이 도려지는 통증... 그거 해봐서 안다. 그런 아픔을 겪어보지 않은 이가 어디 있으랴..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아파하는 건 좋지 않다. 아파하는 동안 우린 죽어있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 게다가 그 통증이란 것이 너무도 지독하기에 너무나 오랫동안 아파하다보면 삶의 의지조차 잊어버리게 되어버리는 걸... 아파하며 살기엔 우리 삶이 너무나 짧은걸....<어느 블로그에 덧글> 호수에 물결이 한 겹으로 끝나는 파문은 보질 못 했다 여러 겹의 물결이 거푸 인다 지나간 한 겹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으면 새로이 밀려오는 물결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자신에게 혹독하다 싶게 사라진 파문은 사라진대로 보내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가슴에 꽁꽁 묶어둔 동안은 마음의 여백은 빛이 들지 않을 것이다 사랑 하나에 세상 한번! 뒤이어 오는 사랑이 똑같은 아픔일지라도 가슴을 닫아버리지 말고 열어둬야 한다 그것은 먼저한 사랑에 대한 배반이 아니라 다소 억지스럽지만 예의일 것 같으다.. 자신을 버린 사랑일지라도 불행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대부분 없을 것이다 처음엔 잠시 그랬을지라도 종국엔 행복하기를 바라게 된다 자존심이 허락치 않기 때문에라도.. 그 도려내는 아픔을 겪고나서도 우리는 살아 있다 살아서 지금도 사랑을 꿈꾸며 세상 속에 살고 있다 그는 한번의 거센 물결에 수장되지 않은 용감한 사람이다 흘러간 사랑은 흘러간대로 두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그 물길을 억지로 막으려 하면 가슴엔 서서히 커다란 구멍이 뚫려 다시는 수면위로 부상할 수 없지 않겠는가.. 지나간 사랑은 거기에 연연하여 아파하고 있을 게 아니라 추억하며 잠깐 그 풍경에 들어가 그리운 얼굴에게 사랑의 인사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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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현실참여 문인ㆍ시민 연대
글쓴이 : 허브와풍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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