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아름다운 소리를 찾아서

봄 학기 강좌를 마치면서 (꽃피는 사월의 이야기)

맑은물56 2010. 4. 26. 18:44

봄 학기 강좌를 마치면서 (꽃피는 사월의 이야기) 

      봄의 문턱에서 만물이 소생하는 봄 겨우내 묵혀 두어 냉기만 흐르던 마음 밭에 마치 연탄불을 피운 듯 따뜻한 화롯가에 무릎 맞대고 앉은 듯 후끈~~~~~~~~~~~~~ 3월과 함께 시작했던 아카데미 교실에서 좋은 음악과 함께한 시간 참으로 행복했던 순간들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살아있어 누릴 수 있는 축복조차 복에 겨워 기도가 되는 시간에 또 이렇게 두서없는 後記를 올리게 됨을 송구스럽게 생각하오며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든에 대한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 한 활리 교수님의 상세한 설명과 구수한 입담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명 강좌에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 유렵을 여행하는 시공간을 초월한 위대함 그 자체였어요. 초절기교. 신들린 듯 현란한 손가락의 유희.... 활리교수님의 쉬운 비유법과 해설 그 속에서 소리와 음의 세계에 몰입 무아지경에 빠질 즈음 어느 순간부터 음악이 손에 잡히고 소리가 눈에 보이던 아마도, 태초에 빛이 생겨날 즈음의 경이로움....
              어느 한 순간부터 그녀의 가슴엔 하모니카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하모니카 그녀의 아버지께서 하모니카를 손질하고 다듬으시는 날엔 그녀 집안엔 온종일 작은 실내악이 울려 퍼졌다 아버지의 들숨과 날숨에 따라 하모니카가 요술을 부리는 날이면 그녀의 눈동자엔 아름다운 신세계가 펼쳐졌었지 대문 앞에 서 있는 아카시아 나무에 아카시아 꽃 하얗게 필 때 다른 형제들은 들로 산으로 숨바꼭질 그녀는 하얀 꽃그늘 아래 나무의자 하나 놓고 그 위에 동그마니 올라 앉아 허공을 휘돌아 그녀의 청각을 흔들어 깨우던 아버지의 하모니카 소리에 해지는 줄 모르던... 그녀를 일찌감치 音, 천상의 세계에 머물게 하던 꽃보다 더 꽃이 되어주던 시절에 하모니카에서 흘러나오던 종달새는 그녀에겐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던 두 번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그 푸른 날들의 보석 같았던 시절로 그녀는 향기로운 추억, 그 소리의 세계로 되돌아가 앉아 있었다. 아득히 먼 눈물겨운 그 한때로..... 아카데미 퀴즈 홀의 나무 의자에서......... 교향곡에 대하여 지금도 누가 물으면 그녀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대답은 종달새ㅎ
              
              이제 땅의 울림도 하늘의 소리도 들을 수 없다
              그런 아버지가 지금은 안 계신다.
              작년에 한 줌 흙으로 돌아가셨다
              그래서 여러 남매 중 유독 그녀의 슬픔이 더 깊었는지도...
              정말 특별히 끔찍이도 그녀를 사랑해주셨던 
              믿음처럼 든든한 아버지
              겨울 한 철을 뜨거운 눈물로 발등을 적시며 
              눈물 밥을 말아먹던 그녀
              슬픔이 너무 깊어 병이 될 것 같아
              사무친 그리움을 뒤로 하고
              몇 번을 망설이다 
              아카데미 올 댓 클래식과 오페라 수강 신청을 하고 오던 길
              아버지
              그리고 또 아버지.....
              세상은 그대로인 것을
              봄 햇살 쏟아지는 길 위에서 
              하늘 향해 동그랗게 웃던 그녀, 
              다시 꽃은 피고
              지천에 눈꽃처럼 흩어지는 벚꽃들
              흐드러진 벚꽃 사이로
              올려다본 하늘
              아, 살아있어 누릴 수 있는 
              이 모든 것들이 너무 행복해서 
              글썽이는 눈동자에 다시 감사가 피어오른다.
                  술, 술잔에 술을 반만 따라도 취할 수 있듯이 한곡의 좋은 음악으로도 행복에 취할 수 있다는 걸 음 악 정 원 에서 신세계 아카데미 퀴즈 홀에서 다시 평정을 찾았습니다. 오래전에 퇴색되어 잊힘이 되어버렸던 땅의 울림과 하늘의 소리를 되찾았어요 마치 보고픔에 눈물 마를 날 없던 쓰린 시간에 시원한 해장국 한 사발을 들이킨 그런 기분이었어요.
                      좋은 음악은 영혼의 보약이요 시간 예술이요 순간예술이다 라고 하시던 활리교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정리하면서 오페라 마농 안녕, 작은 테이블이여(Adieu, notrenpetite table) 아리아가 끝날 땐 정말 수강 신청하기를 잘했다고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제 자신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작은 영혼 향기로운 천상의 소리에 酒가 없어도 이렇듯 황홀한 행복입니다
                          그렇더이다. 아카데미 교실에 입학하기 위한 자격요건은 아무것도 필요치 않더이다. 정말 아무런 부담도 격식도 필요 없더이다. 자신의 영혼을 살찌울 수 있는 시간만 허락된다면 최상의 음악 감상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들을 수 있는 귀와 열린 마음 그것이면 족하더이다. 봄 햇살 쏟아지듯 따사로운 시간들에 마음을 활짝 열어 듣기만 하면 감동 감격 행복지수=====>무한대로 펼쳐져 있더이다.
                          
                          
                              사월의 이야기 꽃피는 사월, 슬픔에 지쳐 빛바랜 추억 하나 가슴에 끌어안고 살아가려고 작심한 맹물 같은 밍밍한 삶에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로 지친 영혼에 청량제 같은 생기를 향기로운 추억을 제공해주시는 영혼의 보배로움 활리교수님께 전심으로 고마움을 전해드리며 언제까지라도 건강해주십사는 간절함입니다. 쓰다 보니 장문이 되어버렸네요. 축복의 계절 사월 꽃구름 드리운 제 창가에 흐드러진 향기로운 행복을 고우신 님들에게 무상으로 드리고픈 마음이에요 필요하시다면 그저 가져가 주시어요. 그리하여 우리 모두 건강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더불어 날마다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