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은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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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간다는 것은 / 이외수 ]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 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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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춘아
많이 힘드는가 보구나.
인생이란게 살아가면 갈수록
더욱 끝도 없는 늪처럼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암담하기만 하지 않은 것은
그래도 우리에겐 살아갈 힘이 있고
해야만 할 일들이 남아 있어서겠지.
요즘 우리 집안은 장남으로 인해
너무나 힘든 일을 또 한 차례 겪고 있다.
무엇보다 노부모님이 겪는 충격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존경받고 받들어져야할 우리 부모님의 말년이
이렇게 시련으로 끝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서러움이다.
하나의 가정이 온전히 지켜진다는 것이
여인의 인내와 지혜가 없이는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너무나 아프게 깨달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면서도 그 아픔을 자신을 깨뜨리지 않고
잘 승화시켜보려 노력하는 안간힘이
나름은 눈물겨운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내가 사랑하는 친구 영춘이도
인생의 어떤 고난과 역경일지라도 오히려 성숙으로
승화시켜나가는 힘과 지혜가 있다고 믿는다.
영춘아 힘을 내자.
그리고 더욱 큰 사람으로 거듭나기로 하자.
너의 진실한 친구 희영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