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외로움끼리/동목지소영
가을비 스민 길에
무연한 나뭇가지 발목을 차고
하천 모래새는
버적이며 생을 아파 한다.
계절 버린 미련을 헤이며
앓던 날개에 지운 생명
살다가 혼자이지 못해 되돌린 걸음
둘이어도 외로웠단다.
저만큼 달아나다 그만큼 부러지고
달빛에 내린 고독은 강을 흐르고....
견고하여 들어갈 수 없던 성의 주변에는
무임한 노래들 그리고 소음
채근하는 유혹에 채이고
엄습한 계단을 오르다
절벽을 낙하하며
사람의 영혼을 파는 나방처럼
그렇게 떠도는 정박아의 길...
사람이 사람을 거부하지 못하고
또 한번 용서의 희망
신은 심판보다 온유하시고
슬픔보다 행복을 개척하신다.
이별대신 부데끼라 집을 주시고
한 이름 놓지 못한 그리움 헤아려
기다림의 섬에 길을 트신다.
외로움끼리 외로운들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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