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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교과 교육과정 개정의 최종 목표는 교실 수업 개선

맑은물56 2011. 2. 9. 19:34

  

교과 교육과정 개정의 최종 목표는 교실 수업 개선
강익수(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정기획과 교육연구사)
E-mail: iskang@mest.go.kr
발행일자 : 2010.10.28

 

 우리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 체제를 갖고 있으며, 교육과정의 실행은 대체적으로 국가-지역-학교-교실로 이어지는 절차를 따르고 있다. 국가 수준 교육과정의 개정은 큰 변화를 의미하며, 최종적으로는 교실 수업에서의 변화를 끌어내야 개정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과정은 교수요목기로부터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개정되었지만 교실 수업의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교사들이 교과 교육과정 개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만들어 준 것을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의 80% 이상이 일상화 단계의 실천을 할 뿐 교육과정을 세련시키거나 개선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 다음으로 기계적 실천을 하는 교사들이 8% 정도, 정교화 단계의 실천을 하는 교사들은 6%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Marsh & Willis, 1995: 233).

 

   따라서 교사들이 교과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개발해서 운영하도록 유도하면 교과 교사로서의 전문성 제고는 물론 교실 수업 개선의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수업 개선은 교과 교육과정 개발의 참여로부터 가능

 

   이런 점에서 1920년대 Newlon의 ‘Denver Plan’이나 1930년대 Caswell이 주도한 Virginia주 교육과정 개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Newlon은 ‘교사는 전문가’라는 교사에 대한 높은 기대와 존중을 가지고 있었으며, 교육과정 개정 과정을 교사의 수업과 교육을 바꾸는 유용한 수단으로 판단하고 교사에 의한 교육과정 개발을 추진하였다. 남이 만들어 준 것을 전달하는데서 벗어나 가르칠 교육과정을 스스로 마련하는 것이 전문성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인식한 것이다. 결국 1925년 교육청 내에 교사와 전문적인 동료들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는 교육과정 개발부가 설치되었으며, Denver시는 진보적 교육구로 전국적 명성을 얻게 되었고, 이러한 실험정신은 자연스럽게 8년 연구로 이어지게 되었다.

 

   한편 Caswell은 Virginia주 교육과정 개정에서 교육과정 제작 과정을 새롭게 구안했다. 교육목적 수립, 원리, 정의, 교수요목 산출 등 4개의 위원회를 만들었으며, 수백 명의 교사로 구성된 교수요목 작성위원회는 적절한 경험을 선정하였고 심의위원회는 학년별 교과별로 재조직하였다. 그는 특히 교육과정 내용의 체계적 구성을 위한 범위(scope)와 계열(sequence)을 강조하였으며, ① 다양한 분야에서 나온 내용이 학교 교육과정으로 적절한가를 판단하는 식견, ②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 대한 종합적 이해, ③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얻는 실제적 경험을 통해 수업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렇게 Newlon과 Caswell의 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관심 있는 교사들을 선발해서, 안식년 휴가(우리의 학습연구년제)를 주어 수업하는 일에서 잠시 떨어지게 하고, 전문가 연수와 재정 지원을 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교과와 학문이 구별되어야

 

   2009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되었고 그에 따라 2011년 교과 교육과정이 개정되어 2014년부터는 각 급 학교에 단계적으로 적용될 것이다. 4차 교육과정에서부터 현재까지 교육과정 개정에서 학습내용의 감축은 중요한 과제였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장교사들은 여전히 진도 나가기에 바쁠 정도로 내용이 많다고 토로하고 있다. 학습내용의 감축이 선언에 그치고 만 것이다. 이는 실제 수업과 괴리된 채 개발되는 교과 교육과정 개정에서의 의사결정구조와 관련이 있다.

 

   원래 학문과 교과는 다른 것으로 구별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학자들이 탐구를 통해 생산한 지식을 체계화한 것이 학문이라면, 생산된 지식체계 중에서 교육적 가치와 실천가능성이 높은 것들을 정선해서 다시 학생들의 학습 대상으로 가공 전환하고 체계화한 것이 교과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교육과정은 학문을 하는 교수 중심으로 개발됨에 따라 교수-학습의 실제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과 수준의 적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교과 학습내용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교사가 주도하는 교과 교육과정 개발이 필요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교사가 주도하는 교과 교육과정 개발의 전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미 교과서 개발은 현장 교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로 교사의 교과 전문성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교과 교육과정 개발의 절차를 새롭게 구안해야 한다. 과거와 같이 교과전문가가 개발하고 형식적으로 심의하는 절차를 탈피해서 개발⇒검토⇒인증의 단계별로 교과교육과정개정위원회(가칭)를 구성함으로써 교과 내용과 수준의 적정화를 이루어내고 교과를 교과답게 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가 교육과정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Newlon이나 Caswell의 교육과정 개정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안식년 휴가를 교사에게 주고 전문가 연수와 재정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침 교과부에서는 2010학년도에 학습연구년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수업 전문성이 높은 교사들 중에서, 교과 교육과정 개정이 있는 2011년에는 500명, 2012년에는 1,000명 정도의 학습연구년제 참여 교사를 선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학습연구년제 선발 교사가 참여함으로써 교사가 주도하는 교과 교육과정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교사들이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얻는 실제적 경험은 수업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를 동료 교사들과 공유하도록 한다면 수업 개선의 효과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현장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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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약력
강익수 교육연구사는 고려대학교 교육학과(교육과정 전공)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대고등학교 교감으로 근무하였으며, 현재는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정기획과에 파견 근무 중이다.

출처 : 희망교육사랑
글쓴이 : 반달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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